결재와 결제의 차이: 헷갈리는 두 글자, 한 번에 정리
결재는 ‘승인’, 결제는 ‘지불’—업무와 생활에서 정확히 쓰는 가장 쉬운 결재와 결제의 차이 구분 방법
업무 메신저나 이메일을 쓰다 보면 “서류 결제 올렸습니다” 같은 문장을 가끔 보게 됩니다. 이 문장은 틀렸습니다. 상급자의 ‘승인’을 뜻할 때는 결재(決裁), 돈을 치르고 ‘지불’한다는 뜻일 때는 결제(決濟)가 맞습니다. 두 단어 결재와 결제의 차이는 발음이 비슷하고 로마자 표기도 헷갈리기 쉬워(결재: gyeoljae, 결제: gyeolje) 일상에서 자주 혼동됩니다. 이 글에서는 결재와 결제의 차이, 한자 뜻, 쓰임, 실무 예문과 템플릿까지 한 번에 정리해 드리겠습니다.
왜 결재와 결제 자꾸 헷갈릴까요?
- 소리의 유사성: ‘결재[결째]’와 ‘결제[결제]’는 받침 뒤 자음 영향으로 빠르게 말하면 거의 비슷하게 들립니다.
- 맥락의 겹침: 회사에서 비용을 쓰려면 보통 ‘결재’를 받은 뒤 실제 ‘결제’를 하므로, 같은 문서나 같은 날에 두 단어가 함께 등장합니다.
- 오용의 전파: 채팅, 표지판, 공지문 등에서 잘못 쓰인 예가 재확산되며 습관화됩니다.
결재와 결제 한자로 풀어보는 의미의 핵심
- 결재(決裁): ‘결(決, 결단하다) + 재(裁, 재단·재판)’
칼로 가늠해 베듯 ‘판단해 가르다’는 뜻에서 윗사람이 판단하여 허락·승인하는 일을 가리킵니다.
→ 예: 품의서 결재, 전결, 대결, 후결, 결재선, 전자결재
- 결제(決濟): ‘결(決, 막힌 것을 트다) + 제(濟, 건네다·돕다·물 흐르듯 통과시키다)’
막힌 돈의 흐름을 트고 마무리한다는 뜻에서 대금을 치르고 거래를 끝내는 행위를 의미합니다.
→ 예: 카드 결제, 현금 결제, 자동이체 결제, 결제일, 매입/정산
외우는 법(암기 팁)
- ‘재(裁)’는 재단·재판의 ‘재’ → 판단·승인(결재)
- ‘제(濟)’는 제방·구제의 ‘제’, 물(水) 변 → 돈이 오가며 마무리(결제)
무엇과 함께 쓰일까요? 자연스러운 결합 살펴보기
결재와 잘 어울리는 말
- 기안, 품의서, 내부결재, 결재선, 전결·대결·후결, 합의, 전자결재, 시행지시, 감사, 권한위임
결제와 잘 어울리는 말
- 신용카드/체크카드, 간편결제, 계좌이체, 무통장입금, 영수증, 매출전표, 할부·일시불, 취소·환불, 정산, 결제일
두 리스트만 머리에 넣어도 대부분의 오용을 피할 수 있습니다. 문서·승인·권한이 보이면 결재, 돈·지불·정산이 보이면 결제입니다.
흐름으로 비교하는 ‘현장’ 시나리오
A. 결재 프로세스(사내 승인)
- 기안자가 품의서/지출결의서 작성
- 관련 부서 ‘검토’ 및 ‘합의’
- 결재권자 승인(결재)
- 결재 후 시행: 발주·집행·보고
- 사후 감사 및 문서 보관(전자결재 시스템 기록)
B. 결제 프로세스(금전 지불)
- 구매/이용 → 지불수단 선택(카드·계좌이체·간편결제)
- 승인(Auth) → 매입(Capture) → 정산(Settlement)
- 영수증/전표 발행, 취소·환불 시 역결제 처리
- 카드의 경우 결제일에 대금 청구(청구·납부로 거래 마무리)
핵심은 결재가 선행되는 내부 통제 절차, 결제가 뒤따르는 외부 금전 거래라는 점입니다.
헷갈리기 쉬운 문장, 바로잡기
- (X) 보고서 결제 올렸습니다 → (O) 보고서 결재 올렸습니다
- (X) 법인카드 결재했습니다 → (O) 법인카드 결제했습니다
- (X) 결제선에 부서장 추가 → (O) 결재선에 부서장 추가
- (X) 결재일은 카드 청구 기준입니다 → (O) 결제일은 카드 청구 기준입니다
- (X) 출장비 결제 승인 부탁 → (O) 출장비 결재 승인 부탁
- (X) 고객이 오늘 대금 결재 완료 → (O) 고객이 오늘 대금 결제 완료
- (X) 지출 결의서 결제 처리 → (O) 지출 결의서 결재 처리
- (X) 세금계산서 발행 후 카드 결재 → (O) 세금계산서 발행 후 카드 결제
- (X) 인사발령 결제 완료 → (O) 인사발령 결재 완료
- (X) 자동이체 결재가 실패 → (O) 자동이체 결제가 실패
바로 써먹는 업무 템플릿
- 메일 제목(결재):
[결재요청] 8월 온라인 광고 집행 품의
- 메일 본문(결재):
팀장님, 첨부 품의서 결재 부탁드립니다. (예산/기간/성과지표 요약)
- 메신저(결재):
○○건 전결 가능한지 확인 부탁드립니다.
- 메일 제목(결제):
[결제완료] 7월 사용료 카드 결제(전표 첨부)
- 고객 안내(결제):
선결제 시 5% 할인 적용됩니다.
- 내부 보고(결제):
금일 정산 기준 결제 취소 2건 발생, 재결제 유도 예정입니다.
맞춤법·띄어쓰기 포인트
- 결재하다 / 결재받다 / 결재를 받다: 모두 자연스럽습니다. 다만 ‘결재 받다’처럼 조사 없이 띄는 표기는 피하세요.
- 전자결재·내부결재: 일반적으로 붙여 씁니다(관용화).
- 카드 결제 / 현금 결제: 보통 띄어 씁니다(명사+명사 결합). 문맥상 합성어로 굳어진 경우 붙여 쓰는 표기도 있으나 ‘카드 결제’처럼 띄어 쓰기가 안전합니다.
- 결제하다: 한 단어로 붙여 씁니다.
- 전결(專決)·대결(代決)·후결(後決): 결재 관련 용어로, ‘전결 규정’처럼 사용합니다.
- 결재일 vs 결제일: 결재일은 문서가 승인된 날, 결제일은 돈이 청구·납부되는 날입니다.
분야별로 더 정확하게 쓰기
공공·기업 회계
예산 집행은 반드시 결재(사전 승인)를 선행하고, 지출은 결제(회계 처리)로 마무리합니다. 결재 없이 결제가 이뤄지면 감사 리스크가 생기며, 결제가 지연되면 거래처 신뢰·현금흐름이 흔들립니다.
IT·플랫폼
- 전자결재(e-Approval): 문서의 결재선, 합의, 버전 이력, 시행 기록을 관리합니다.
- 전자결제(PG, Payment Gateway): 카드 승인, 매입, 정산, 환불/부분취소, 간편결제 연동 등 지불 전 과정을 말합니다.
이 두 시스템은 이름이 비슷해도 목적과 데이터 구조가 전혀 다릅니다.
인사·총무
휴가·초과근무·재택 등은 결재 대상입니다. 비용 발생이 동반될 때는 결재 후 결제가 뒤따릅니다.
영업·정산
선수금 결제 후 공급하거나, 공급 후 후불 결제를 받습니다. 이 과정에서 내부 기준 금액 이상은 반드시 결재를 받고 진행합니다.
맥락을 바꾸면 뜻도 바뀐다: 예문으로 체화하기
- “오늘 안에 결재 나면 바로 발주하겠습니다.”
- “행사 참가비는 현장 결제 또는 사전 결제가 가능합니다.”
- “대결 처리하겠습니다”는 상급자 부재 시 ‘결재를 대신한다’는 의미입니다.
- “이번 달 결제일이 주말이라 다음 영업일로 이월됩니다.”는 카드 결제 일정에 대한 설명입니다.
- “인사발령 결재가 늦어져 합류일이 조정되었습니다.”
- “정기구독 결제 실패로 서비스가 일시 중단되었습니다.”
오해를 줄이는 체크포인트 5가지
- 문서·승인이냐 돈·지불이냐를 먼저 본다.
- 결재는 조직 내부의 통제·책임의 문제, 결제는 외부 거래와 정산의 문제다.
- 결재선/전결/대결은 결재에서만 쓰는 전문어다.
- 결제일/정산/환불은 결제에서만 자연스럽다.
- 헷갈리면 영어로 바꿔 본다: Approval(결재) vs Payment/Settlement(결제).
한 문장 요약과 마무리
결재는 조직의 판단과 승인, 결제는 돈의 이동과 마무리입니다. 비슷하게 들리지만 목적, 주체, 결과가 모두 다릅니다. 메일 제목 하나, 채팅 한 줄을 정확하게 쓰는 습관이 쌓이면 문서의 신뢰도와 업무 효율,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의 품격이 동시에 올라갑니다. 오늘부터는 “결재 올립니다”와 “결제 완료했습니다”를 명확히 구분해 써 보세요. 당신의 문장은 더 또렷해지고, 일의 흐름은 더 매끄러워집니다.